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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운
W. 오리꽥

서인우라는 사람은,

대한증권의 후계자이자라며 깔끔한 용모에 상큼한 미소를 보유한 매일 사원들에 입방아에 오르는 화제의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이 하찮게 여긴 사람들에게 존경 받아 왔다. 

겉만 보고 판단하는 어리석은 놈들, 버러지 같이 자신에게 아부해왔고 그들의 위해 있다 생각하는 포식자 서인우는 그들을 사냥하기도 했다.

 

모든 걸 가진 삶이였다. 

 

쾌락도 스릴도 있는 삶, 무엇보다 서인우는 자신의 강아지 같은 애인이 좋았다 자신의 부하직원인 그는 살짝 건들기 만해도 부들대고 사과처럼 붉어지는 반응 좋은 단순한 사람이었다. 바보 같고 순진하고 눈치 없는 강아지는 서인우가 가질 수 없던 모든 것들을, 누구도 매울 수 없던 구멍을 막아 주었다. 먼지 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그것이 하찮은 버러지들과의 육동식의 차이였다.

 

평소 같으면 차갑고 인기척이라곤 없는 집 거실은 옷가지들이 어질러져서 어제밤은 거사를 생각할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행위였기에 인우는 거실을 지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꿈틀 거리며 움직이는 침대, 그 침대를 바라보던 서인우는 아직도 꿈나라를 정복하는 중인 애인을 깨우기 위해 입을 열었다.

 

 

‘동식씨 이제 그만 일어나요. 출근해야죠.’

 

우응.. 소리가 나며 넓찍하고 편안해 보이는 침대의 이불이 움찔 거렸다.

 

스르륵, 이불 속에서 얼굴이 부은 채로 나온 산발의 머리의 주인은 베시시 웃으며 서인우를 쳐다 보았다. 

 

쪽.

 

어제 힘들게 해서인지 눈을 뜨지도 못하는 부은 못난 얼굴에 키스하며 동식을 깨웠다.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나와 비몽사몽 일어나 화장실로 가는 모습은 정말이지 하찮기 그지없어 입 꼬리가 올라갔다.

 

멀쩡하게 걸어가는 동식을 보니 어제 좀 더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입맛을 다졌지만, 퉁퉁 부은 귀여운 얼굴을 생각하며 참기로 했다.

 

서인우의 사랑은 애처롭고 뜨거웠다. 평생을 살면서 애정과 사랑 따위 눈 씻고도 찾아 볼 수 없었던 가정에서 그렇게 죽어라 갈구하던 것을 육동식은 간단하게 충족해 주었다. 스릴과 공포물인 서인우의 삶에 일상,로맨스라는 장르를 비일상적인 인우에게 동식이 집어 넣어준 것이다.

 

동식을 만난 서인우는 그야말로 행운아였다.



 

-




 

동식과 함께한 아침 같이 출근하며 조잘대며 입을 오물대는 모습을 지켜보던 인우는 여느 때  처럼 쓸때리 없는 동식의 말을 싹 다 무시하고 적당한 대꾸와 함께 그의 얼굴을 감상하며 출근을 했다.

 

그리곤 인우와 동식은 함께 식사를 하고 업무를 진행하며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냈다. 동식에게는 말이다. 서인우는 사실상 오늘 살인계획이 있어 얼른 끝내고 어제 못한 동식과의 밤을 보낼 예정이었다. 일을 끝내고 그의 집에 찾아가 영화를 보다가 슬슬 키스하며 침대로 대려가 엉망으로 만들어줄 생각이 머릴 가득 채웠는데!!

 

일이 틀어졌다. 사냥터를 신속한 계획 진행을 위해 동식의 집 근처로 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사냥감이 도망가 추격전을 버리는 것을 시작으로 쓸 때 없는 체력 낭비를 하게 되었으며 빨리 끝났다고 연락이 온 동식의 전화에 일 처리에 촉박해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살인을 육동식에게 들킨 것에 있었다.

 

살인을 들키긴 했지만 처음으로 서인우는 살인으로 인한 스릴 이외의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두근 거렸다. 그가 받아줄지 아닐지가 내심 궁금했기 때문이었을까?

퇴근이후 보는 동식의 얼굴은 창백하고 무섭고 두려운 듯했다. 처음으로 서인우는 살인으로 인한 스릴 이외의 스릴과 초조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인우는 그 얼굴을 보며 오싹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았지만 곧 도망갈 것 같은 동식의 모습에 불쾌해 졌다.

 

 

[으으그극으.]

 

공포에 물든 소리가 들렸지만 동식의 소리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인우의 발아래 머리가 으깨진 이젠 고기가 된 시체가 흘린 소리도 아니었다. 낮게 흘린 신음은 계속 들려왔고 점점 커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 ‘괴물’이 나타났다.

 



 

-




 

다시 한번 번복하자면, 서인우는 행운아다.


 

[좀비]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동식은 좀비바이러스라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해주었다 서인우도 아는 내용이긴 하지만 지식은 육동식이 더 많은 듯했다.

 

아까 본 으그극 거리며 징그러운 소리를 내던 낮은 신음을 흘리는 역겨운 인간을 모습을 한 괴물은 서인우를 살렸다. 그 증거로 사랑스러운 애인 육동식이 서인우의 옆에 앉아 조잘 대고 있었고 어리석고 멍청한 육동식은 인우가 살인이 아닌 퇴치를 하고 있었는 줄 알고 착각해서 그와 동행하고 있었다. 

 

서인우는 동식과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제 필요한 물건 들이 가득하니,

차를 타고 이동하며 들리는 일단 틀어놓은 라디오에선 대피하라는 이야기만이 맴돌았고 대한민국은 비상에 걸렸다 사람들은 패닉상태가 되고 동식도 무서운지 떨고 있었다. 하지만 서인우는 그렇지 않았다. 그가 증오하는 세상은 종말을 향해 가고 있었고 애초에 서인우는 살인마였다. 그것도 연쇄 살인마.. 포식자 층에 위치한 그에게는 이제 세상은 살인이 합법이 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살인을 위해 모아둔 무기들로 인해 무기 걱정도 할 필요 없었으며 살인을 들킨 직후 ‘좀비’를 죽인 척을 했기에 동식은 인우를 더욱 믿고 의지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더더욱 인우를 미소 짓게 하려했다.

 

웃으면 안되는데

 

중얼거리자 쫑알 거리며 좀비 이야길 하던 동식이 고갤 꺄웃거리며 귀엽게 인우를 쳐다 보았다. 아직 겁에 질려 손을 떨고 있었다.

 

 

왜그래요..?

 

아니에요 지금 우리 집에 가고 있어요. 거기에 제가 전에 아버지랑 사냥갔을 때 받은 총이 있거든요 그거 가지고 가요 동식씨

 

 

부드럽게 달래듯 어깨를 쓰다듬으며 동식에게 이야기하니 부들부들 떨면서 인우의 손을 맞잡는다.

 

상황은 더 더욱 악화해 나아갈 것이고 끝내 버러지들은 살아진 서인우가 원하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그것도 육동식과 함께

 


 

그야 말로 행복한 종말이 찾아온 것이다.

 

 



 

[칸나; 존경, 행복한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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